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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지스님 법문

‘生死의 강’ 건너는 세 가지 요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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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조회9회 작성일 24-04-18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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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으로 살아가기

 

생사의 강을 건너는 데는 큰 신심과 큰 분심과 큰 의심의 배가 필요하다. 하안거 해제가 지나고 전국 선원의 눈 푸른 납자들은 결제동안 문을 닫아걸고 안심입명을 얻고자 오로지 화두와 씨름하고 생과 사의 문제를 바로 알고자 노력하는 모습은 거룩하기 까지 하다. 몸을 조복 받고 마음을 조복 받고 호흡을 조복 받고 큰 신심과 큰 의심 그리고 큰 분심은 생사를 건너 안심을 얻는 기본이다.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하는 것이 갖추어지지 않으면 마치 영양결핍처럼 어딘가 균형을 이루지 못하고 불안전하여 완벽한 깨달음에 이르지 못한다. 솥단지에는 세 발이 붙어 있다. 세 발은 균형을 이루는 최상의 조화이다. 수행도 마찬가지다.

<선요>에서는 “온 종일 이 세 가지 요소를 갖출 수 있다면 반드시 하루가 다하기 전에 공을 이루는 것이 독 속에 있는 자라가 달아날까 두려워하지 않겠지만, 만일 이 가운데 하나라도 빠지면 마치 다리 부러진 솥이 마침내 못 쓰는 그릇이 되는 것과 같다”라고 말씀하고 계신다.

신심은 모든 공덕의 어머니요 신행의 기본이다. 초발심 때의 순수와 불타는 신심과 열정이 항상 하다면 어찌 도를 이루지 못할까 신심이 없으면 단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아가지 못한다. 그래서 신심은 모든 공덕의 어머니라고 <화엄경>에 말씀하셨다.

큰신심 큰분심 큰의심은

솥단지의 세 발과 같아

고봉화상의 <선요>에도 화두 공부인은 대신심이 있어야 한다고 적고 있다. “만약 진실로 참선을 하고자 한다면 반드시 세 가지 중요한 요소를 갖추어야 하는데 그 첫 번째가 크게 믿는 마음이 있어야 하니, 이 일은 수미산을 의지한 것과 같이 흔들림이 없어야 함을 알아야 한다”라고 적고 있다.

어떤 이들은 기복을 비판하고 작복을 이야기 하지만 작복은 교리의 입장에서 바라보는 불교의 모습이요 기복은 범부의 모습에서 바라보는 불교의 모습이다. 기복으로 불교에 들어와서 무럭무럭 잘 자라서 작복의 경지에 들어간다면 그만큼 공부가 잘된 사람이고 수십 년 부처님 가르침을 공부 하면서도 기복에 머물러 있다면 이것을 두고 헛공부라 하지 않을까?

생사의 강을 건너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큰 분심이 필요하다. 비단 참선뿐이겠는가. 학문을 하거나 사업을 하거나 무엇을 하던 간에 성취하는 분들의 공통점은 큰 분심을 낸다는 것이다. 반드시 뚫고 고시에 합격도 하고 출세도 하고 사업을 성공하기도 하는 원동력은 큰 분심이다.

분심이 없이는 출가인이나 재가인이나 참으로 할 일 없는 사람이 되고 만다. 분심이 큰 만큼 크게 이룬다. 깨달음도 큰 깨달음을 이루는 것이다. 염불인이 큰 분심을 내서 염불한다면 구품연화대 중에서 상품상생하지 않는가?

<선요>에서는 “크게 분한 생각이 있어야하니, 마치 부모를 죽인 원수를 만났을 때 그 원수를 당장 한칼에 두 동강을 내려는 것과 같다”라고 말씀하고 있다.

생사의 강을 건너 깨달음에 이르기 위해서는 큰 의심이 있어야 한다. 큰 의심은 큰 깨달으로 이르게 한다. 몸이 병들면 약을 먹는다. 부처님 설법도 중생의 병에 따라 설법하신 도리는 중생의 병이 다르기 때문이다.

얼마 전에 모 국회의원이 팔만대장경이 다 필요합니까 묻길래 중생의 마음병이 각각이니 필요합니다 했던 기억이 난다. 간화선에서는 화두가 있으니 병든 중생을 고치는 명약 중에 명약이다. 이것만 잘하면 여기에 중생의 생사병을 고치고 미혹에서 벗어나서 깨달음에 이르게 하는 양약이니 잘 받아 먹고 고치는 길이 최상의 선택이다.

얼마 전에 세탁기가 고장나서 무조건 서비스센터에 연락해서 고쳐달라고 할까 하다 한번 고쳐 보자 마음먹고 나니 매뉴얼이 생각났다. 매뉴얼대로 정비를 했더니 잘 돌아가지 않는가.

모든 것에는 매뉴얼이 있고 매뉴얼대로 하면 고쳐진다. 수행이나 마음공부도 마찬가지다. 스승을 만나 지도를 받고 가르침대로 공부하면 대오를 이룰 것이다.

[불교신문 2744호/ 8월20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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